영풍정밀 1차 면접 후기 (feat. 초봉)

카테고리 없음|입력 2018. 1. 2. 23:06

사람인에 이력서를 올려놓았더니 아래와 같이 영풍정밀에서 면접제안 메일이 왔다.


입사 지원서 양식을 받아 형식적으로 작성한 뒤 회신메일을 보냈다. 연구직으로 지원했고 며칠 뒤 면접 일정 전화가 왔다. 논현역 옆에 있는 영풍빌딩에서 면접을 치뤘다. 20분 먼저 오라고 했는데 면접은 한시간 늦게 시작했다. 


면접인원

면접관 3명에 지원자 2명이었다. 내 옆에 앉은 사람은 경기대학교 출신이었다. 태권도를 하다가 다쳐서 기계공학으로 전과를 했다나 뭐라나. 면접관 중 한명은 그냥 쫄다구로 앉아서 아무말도 안하고 뭔가 열심히 적었다. 가운데 앉은 사람이 압박면접관 컨셉을 잡고 나왔는지 상당히 거칠게 말했다. 왼쪽에 앉은 사람은 푸근한 인상의 아저씨였는데, 엔지니어 출신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태도로 보아 가장 직급이 높아보였다. 의자에 편하게 등 기대고 앉아있었다.


자기소개서 기반이랑 서류 기반으로 질문을 많이 했다. 꼼꼼하게 묻는 편이었다. 취미 이런 것까지 꼼꼼햇다. 


자기소개

자기소개를 시키는데, 다른 기업면접이랑은 달랐다. 

저는 학창시절 ~

태어났을 때부터 이야기해보세요. 언제태어나셨어요?

1991년에 태어났습니다.

어디에서 태어나셨어요? 자꾸 이런 질문하게 만들지 말고 다 이야기하세요. 이런 질문 많이하게 되면 본인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태어나서부터 연도별로 큼지막한 사건을 정리해가라. 예를 들면, 2000년에 서울에서 태어나서 2005년에 xx유치원에 유치원에 들어갔고 2010년에 어디 초등학교에 들어갔으며, 2016년에 어디 중학교에 들어갔고.................2030년에 군대를 강원도에서 나왔으며 2032년에 제대해서.... 


진짜 태어나서부터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군대, 복학 후 어학연수, 그리고 지금까지 다 이야기했다. 사실 조금 어이가 없었다. 진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한시간동안 말해도 모자랄테고, 조금 생략하고 말하면 꼬치꼬치 물으면서 압박하고... 어쩔때는 그냥 넘어가고... 


설계툴에 대한 대화

기계공학에 대한 주제로 면접을 진행하고 있었다. 설계툴에 대한 내용은 옆에 지원자가 이야기를 꺼냈다. "자기 학교에서는 설계툴에 대해 트레이닝을 시키지 않아서 그부분에 불만이 있다"라고 표현했다. 솔직히 내가 들었을 때, 설계툴은 도구에 불과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는 공학에 대한 것인데, 공학적인 개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설계 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불만을 토로하길래 그 지원자가 엔지니어로서 많이 부족함을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 면접관1이 나랑 똑같은 생각을 갖고 "설계툴은 전문대생들한테 시켜도 되는 일인데, 4년제 나온 사람이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공학적인 실력이 더 중요한거 아닌가?"라고 했다. 


부조리에 대해 민감한 반응

부조리 이야기가 나왔다. 중간에 앉은 면접관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했던 걸로 기억한다. 정확히 대화 내용이 기억은 안나는데, "여직원이 커피 타는 건 부조리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었다. 사실 그 당시에 뉴스에 "여직원이 커피 타는 건 엄연한 부조리"라고 대문짝하게 나오던 때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뉴스에서 그렇게 나오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부조리로 보는 것 같다."라고 했었었다. 면접관은 여직원이 커피 타는 것이 부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면접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사는 상당히 꼰대, 꼴통들이 면접관으로 앉아있구나!" 였다.


아버지가 노무사면 백으로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나?

아버지 직업이 고용노동부 출신 노무사라는 걸 보더니 이것저것 물어봤다. 

아버지가 노무사시네요.

네. 대기업과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그쪽 인사과 사람들 잘 알텐데 거기에 넣어달라고 하지.

그런건 안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고~ 그런데 들어가지.

당시에는 별 생각없이 지나쳤는데, 요새 채용비리 터지는 뉴스들 보니까 왜 저딴말 했는지 알겠다. 


전공질문

과학자와 엔지니어 차이에 대해서 설명해 보세요.

- 엔지니어는 돈을 추구하고, 과학자는 노벨상을 추구합니다.라고 말하니까 엄청 좋아함.


"베르누이 법칙에 대해 설명"

베르누이 법칙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러자 전제조건들이 뭐냐고 물었다. 조건이 4가지인가? 있었는데 3가지 말했다. 그 중 한가지가 뉴턴유체인데, 면접관이 "뉴턴유체가 그럼 뭔가?" 라고 물었고, "점성이 없는 이상적인 유체입니다."라고 했다. 면접관이 "그렇지 그렇지."하면서 좋아했다. 내가 말하지 못한 한가지 조건은 "stream line"이라고 알려주더라.  


R&D에서 R과 D의 차이. 


그리고 다른 직무에 배치되어도 일을 할 수 있는가. 


취업할 때 뭐를 가장 중요시 하는가.

"저는 하는 업무를 중요시 합니다. 저는 연구직 쪽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대기업 생산관리보다 중소기업 연구개발직이 더 좋다?"

"네 그렇습니다."


나는 생산관리직이 연구직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한적도 없고, 그냥 연구직에 가고 싶습니다. 이 말 한마디 했다고 생산관리직을 너무 하하는거 아니냐면서 혼냄. 아무튼 자기들 스스로가 연구직은 생산관리보다 우월하다는 약간 이런 마인드가 있지 않고서는 갑자기 그런식으로 몰아가지 않았을 듯. 혹은 연구직이 생산관리보다 우월하다는 소리를 어디서 많이 들었나봄. 


분명 연구직으로 지원했는데 자꾸 연구직이 아닌 생산관리직이야기를 많이했다. 둘다 똑같은 거라면서 말함. 둘다 중요하다고. 연구직은 인력이 다차서 생산관리직을 더 구하고 있나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음. 


연구직이 무슨 고상하고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그래서 연구직 하고 싶은거 아니냐면서 말하는데. 나는 그런말을 한적도 없는데 일단 연구직 지원하는 모든 사람은 그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전제하에 면접을 시작함. R&D 차이를 설명 못하면 연구직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오는 것이라면서 그냥 연구개발직이 있어보이니까 하고 싶은거 아니냐면서 말함. 


마지막 질문하라고 해서 "제가 어떤 포지션에 배치되어 어떤 업무를 하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면접관2: 우리는 잘 모른다. 지금 어떤 업무를 하는지도 모르고 지원한건가?

나: 제가 어떤 부서에 배치될지도 모르고, 알기 힘듭니다.

면접관1: 그렇지. 알기 힘들지. 가봐야 알지. (나를 쉴드쳐줌.)


다른 질문 없냐니까 없다고 하니까 우리 회사에 관심이 너무 없어보인다면서 뭐라함. ㅋㅋ


면접시간은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정도 걸림. 이야기를 겁나 많이함 다른 면접에 비해서.



댓글()